도서출판 마티는 2005년 설립되었습니다. 인문학을 중심으로 사회, 예술, 건축 등의 책을 펴냅니다.

푸르트뱅글러, 레니 리펜슈탈, 알베르트 슈페어 등 나치와 협력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제3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파우스트의 거래’ 시리즈, 『말년의 양식』 등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 유산을 소개하는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2010년대 중반 한국의 집짓기 신드롬을 이끈 『집짓기 바이블』을 비롯한 ‘좋은 집 시리즈’ 등의 책을 출간해왔습니다.

책과 글의 위기가 이야기 되는 지금, 도서출판 마티는 종이책의 가치와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궁리하는 동시에 디지털 매체로 종이책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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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을 소개합니다: 모던하고 빈티지한 도시
노시내 지음
정가 16,000원
출간일 2013년 3월 22일
분야 여행에세이, 문화기행
ISBN 978-89-92053-74-7
제본방식 페이퍼백
쪽수 352쪽
크기 150*198mm
무게 470g
책 소개

화석이 된 빈을 깨뜨리다
유럽 대륙의 절반을 차지했던 합스부르크 제국의 수도이자 유럽 귀족 문화의 보루.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부르크너, 말러, 쇤베르크로 이어지는 음악의 도시. 그리고 여기에 클림트,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아돌프 로스 등이 활약하던 “세기말-비엔나”가 더해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빈의 모습이다. 정확히 빈의 100년 전 모습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빈은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4년 연속으로 “삶의 질 세계 1위”에 꼽힌 도시이고, 뉴욕과 제네바 다음으로 큰 유엔 관련 시설과 시 경계 내에 무려 600헥타르의 포도밭이 어우러진 독특한 곳이다. 『빈을 소개합니다』는 우리에게 낯선 ‘오늘’의 빈을 통해 박제로 죽어버린 과거의 빈을 되살리는 인문서이자 여행의 욕망을 부추기는 여행서이다.


관광객과 현지인의 사이, 가이드북과 인문서 사이
우리는 대개 여행지를 전형화된 모습으로 바라본다. 유럽의 도시는 언제나 역사와 낭만이 박물관처럼 보존된 곳이고, 동남아시아는 원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휴양지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여행객의 한계이자 특권이다. 하지만 『빈을 소개합니다』는 스쳐가는 이방인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고, 현지인에게는 일상이어서 무심해져버린 여행지의 속살을 소개한다. 국내에서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일본 등 17년째 타국생활 중인 저자의 독특한 삶의 여정은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가 놓치기 쉬운 시선을 이 책에 부여했 다. 독특한 시선은 17꼭지의 에세이와 16곳의 디자인숍, 13곳의 카페와 음식점, 와이너리 소개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빈 사회가 처한 어려움과 과거사 청산 문제, 환경과 미래를 준비하는 빈 시민들의 삶 등을 다루는 밀도 있는 에세이는 빈의 디자인과 카페를 소개하는 가이드와 어우러져 있다. 뜨내기 관광객이 아닌 빈 시민들의 단골집,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빈만의 감수성을 간직한 디자인숍은 저자가 에세이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를 더욱 실감나게 해준다.


빈은 춤춘다
빈(비엔나)에서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비엔나소시지와 비엔나커피를 찾아보는 일로(물론 빈에는 비엔나소시지가 없다) 책을 시작한(1장) 저자는 빈의 무도회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왈츠와 음악의 도시답게 빈은 무도회의 도시이기도 하다. 매년 1~2월에 있는 무도회 시즌에 열리는 수많은 무도회 중에서 가장 유명한 무도회는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무도회인데, 박스석 가격은 무려 2,6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무도회에 초대되는 인사를 두고 벌이는 좌파와 우파의 데모, 유네스코에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가 취소되는 소동 등, 무도회를 두고 벌어지는 천태만상에서 저자는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유럽의 정치를 함께 읽어낸다. 물론 무도회를 저렴하게 즐기는 팁도 빼놓을 수 없다(5장).


완공과 함께 폐기된 원전
『빈을 소개합니다』는 역사적 유적과 문화유산 못지 않게 빈의 녹색명소를 소개한다. 빈이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훈더트바서의 손길을 거쳐 환경오염의 온상에서 관광자원으로 거듭난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35만 명의 시민의 서명으로 수력발전소를 막아내고 국립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다뉴브 범람원공원의 사례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원전을 완공해놓고 스위치도 켜보지 않고 폐기된 츠벤텐도르프 원전은 탈핵국가 오스트리아의 상징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민과 환경운동가들의 노력에 정치인들의 치졸한 신경전이 더해진 탈핵 과정과 자신들은 원전을 가동하지 않으면서 이웃 국가에서 원전으로 발전된 전기를 수입하는 오스트리아의 님비 현상이 숨어 있음을 저자는 지적한다(166~170쪽).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와이너리, 호이리거
프랑스는 와인, 독일을 비롯해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는 맥주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스트리아는 와인의 나라이다. 뿐만 아니라 빈 시 경계 내에도 와이너리가 도처에 있으며, 이곳에서 그해에 담근 햇포도주와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저자는 이 도심 속 와이너리 ‘호이리거’의 역사와 특징 등을 상세히 전하며, 베토벤이 유서를 쓴 곳으로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와, 말러 등 많은 예술가들이 잠들어 있는 그린칭 인근의 호이리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229~230쪽).


영웅광장의 기억
빈은 유대인 프로이트, 말러, 비트겐슈타인의 도시이기도 했지만, 히틀러의 도시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빈에서 미술학교 진학에 실패하고 5년간 뜨내기 생활을 하다 독일로 간 히틀러는 1938년 고국으로 돌아온다. 오스트리아를 병합하러 온 히틀러를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맞서 싸우기는 고사하고 열렬히 환영한다. 그 역사적 장소가 ‘헬덴플라츠’이다. 나치의 적극적인 찬동자였던 과거를 숨기고 강제병합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망각과 부정’의 역사를 꼬집으며, 저자는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무안함이라는 이중적인 감정이 오스트리아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모호하게 에두르는 것을 선호하는 사회를 통렬하게 까발린 인물이 토마스 베른하르트이다.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활동하던 생생한 빈의 현장을 소개함으로써, 독일어권의 중요한 현대작가를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충실한 배경을 제공한다.(241~250쪽)


원조 돈가스 ‘슈니첼’을 맛보고 빈 숲을 산책하다
저자는 이밖에도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태자 오토 폰 합스부르크가의 장례식 풍경에서 합스부르크에 대한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애증을 읽고(2장), 빈의 스타 셰프 김소희를 통해 이민자의 삶을 반추하며(4장), 빈의 홍대앞인 프라이하우스 구역과 디자인숍 ‘가바라지’(8장)에서 환경과 노동을 함께 고려하는 디자인에 대해 고민한다. 또 빈 시민들의 사랑방 구실을 한 전통식당 바이즐에서 돈가스의 원조 ‘슈니첼’을 제대로 맛보는 방법(10장), 빈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었던 빈 숲을 거니는 산책코스(14장), 80년이 지난 지금도 제기능을 발휘하는 집합주택(16장) 등 빈의 구석구석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

유럽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이지만 서울-빈 직항은 2007년에야 생겼으며, 빵집과 카페만을 전문으로 다루는가이드북이 나올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는 파리와 런던에 비해 빈은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한 곳이다. 자신이 살고있는 장소에 대한 애정으로 씌어진 『빈을 소개합니다』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객과 유럽의 현주소를 이해하려는 독서가 모두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차례

어제의 빈, 오늘의 빈

 

비엔나소시지와 비엔나커피
design 실더마누팍투어

 

마지막 황태자 오토 폰 합스부르크
design 뷜마이어 / cafe 하벨카

 

나슈마르크트와 빈 강
design 다스 뫼벨 / cafe 필

 

김 씨가 요리하다
design 로테 네트

 

무도회 시즌의 만상
design 오버발더

 

로베르트 호른 씨의 가방
design 로덴 플랑클 / cafe 슈바르첸베르크

 

유엔과 브루노 크라이스키
design 리히털로 / cafe 코르바치

 

빈의 홍대앞 프라이하우스 구역과 착한 디자인 ‘가바라지’
design 라움인할트 / cafe 안첸그루버

 

빈 일대 녹색 명소
design 게아 / cafe 부흐뮐러

 

빈의 전통식당 바이즐
design 부활절 공예시장 / beisl 오픈로흐

 

유대인의 자취를 따라서
design 갈레리 라 파레테, 갈레리 암비엔테

 

오스트리아 와인과 빈의 호이리거

heuriger 자보츠키, 무트

 

헬덴플라츠
design 뵈젠도르퍼 / cafe 브로이너호프

 

빈 숲 속의 이야기
design 비엔나백 / cafe 코르프

 

황후이기 싫었던 황후
design 오스트리아 공방 / cafe 아이다

 

붉은 빈
design MAK / cafe 프뤼켈

 

빈과 영화
design 베르거 / cafe 클라이네스 카페

 

마치며

찾아보기

지은이

노시내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를 떠돌며 20년 넘게 타국 생활 중이다. 지금은 모스크바에 머물며 글을 짓거나 옮기고 있다. 『빈을 소개합니다』, 『스위스 방명록』을 썼으며, 옮긴 책으로는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이탈리아 사람들이라서』,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