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마티는 2005년 설립되었습니다. 인문학을 중심으로 사회, 예술, 건축 등의 책을 펴냅니다.

푸르트뱅글러, 레니 리펜슈탈, 알베르트 슈페어 등 나치와 협력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제3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파우스트의 거래’ 시리즈, 『말년의 양식』 등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 유산을 소개하는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2010년대 중반 한국의 집짓기 신드롬을 이끈 『집짓기 바이블』을 비롯한 ‘좋은 집 시리즈’ 등의 책을 출간해왔습니다.

책과 글의 위기가 이야기 되는 지금, 도서출판 마티는 종이책의 가치와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궁리하는 동시에 디지털 매체로 종이책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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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과 역설: 장벽을 넘어 흐르는 음악과 정치
에드워드 사이드, 다니엘 바렌보임 지음 / 노승림 옮김
정가 15,000원
출간일 2011년 8월 22일
분야 음악이야기, 사회학 일반
ISBN 978-89-92053-49-5 (94600)
제본방식 페이퍼백
쪽수 278쪽
크기 152*210mm
무게 361g
원제: Parallels and Paradoxes
책 소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의 대담집 『평행과 역설』은 1995년 10월 콜롬비아 대학교의 밀러극장에서 이루어진 대담과, 1998년과 2000년에 뉴욕에서 이루어진 총 6차례의 대담을 담고 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명사로서 국적과 상처를 넘어 음악과 삶, 역사에 관한 우정 어린 대화를 나눈다.


두 지성인의 특별한 만남 
이스라엘의 소설가 아모스 오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비극이되, ‘셰익스피어식 비극’이 아니라 ‘체호프식 비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죽음으로 끝맺지만, 체호프의 주인공들은 비록 비참할지라도 삶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사의 비극 속에 탄생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문제에 비추어 볼 때 오즈의 ‘체호프식 비극론’은 중동현실에서 또 하나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평행과 역설』은 팔레스타인 출신의 석학 에드워드 W. 사이드와 유대인 출신의 마에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 두 세계적인 지성의 대담을 통해 ‘오즈의 역설’이 어떻게 작동되고, 또 어떻게 그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성찰과 모색을 음악처럼 풀어낸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속에서 저마다의 삶을 꾸려나가는, 그래서 삶의 역설만을 지닌 것처럼 보이는 두 지성의 대담은 그 자체로 아주 특별한 만남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과 우리시대의 지성 에드워드 W. 사이드는 1990년대 초 런던의 한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만나 아름다운 우정을 쌓아나간다. 나치를 피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뒤 이스라엘에 정착한 바렌보임과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고향 땅을 떠나야 했던 팔레스타인인인 사이드는 완전히 상반된 인생 여정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태어난 고국의 역사에 대해 서로 동의하지 못한다’고 실토할 정도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역사에 대해, 정체성과 민족주의, 바그너와 나치즘의 연루에 대해, 문학과 음악, 정치에 관한 빛나는 통찰을 풀어놓는다.

“우리는 모든 관심을 공유하는 친구였다. 이스라엘 사람이었던 다니엘과 팔레스타인 사람인 내가 오슬로 평화 협정의 진행 상황을 서로 다른 기대와, 적어도 처음에는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은 우리의 우정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했다. 이런 우리가 우리 삶의 역설은 물론 평행을 이루는 측면을 함께 살펴보는 것은 충분히 이유 있는 시도였다.”(사이드, 책 14쪽)

 

문학과 음악, 그리고 정치 
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취를 쌓은 인물들도 자신의 분야 바깥의 일에는 말 그대로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이런 좁은 전문가주의의 틀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예컨대, 두 사람은 1960년대 이후 악보에 표기된 정보를 정확하게 재연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정격 연주”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표로 소리를 기록한 기보법(notaion)은 결코 엄밀한 텍스트가 아니라 근사치에 불과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이 기보법의 개념을 통해 첨예하게 이념이 대리하는 현실 정치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다.
“제 견해로는, 오슬로 협정의 문제는 표기된 내용(notation)이 실제 상황과 적절하게 일치하지 은 데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엄청나게 광대한 산맥을 바라보면서, 작은 종이에 산 하나만 덩그러니 그려놓고는 산맥 전체를 표현할 수 있다고 결정하는 것과 같았죠. 오슬로 협정은 현실과 텍스트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존재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경우 보상받아야 할 좌절감과 실향, 유배, 박탈감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텍스트에는 “자, 그 일에 대해 더 이상 따지지 말기로 합시다.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기로 하죠”라고 적혀 있습니다. 현실과 텍스트 사이의 이런 괴리가 결함으로 작용했습니다.”(사이드, 95쪽)

 

예술로 장벽을 넘다 
지난 8월 15일, 다니엘 바렌보임은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창단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함께 임진각에서 평화의 콘서트를 개최했다(에드워드 사이드의 부인 마리엄 사이드 여사가 동행했다). 인종주의의 피해자가 또 다른 인종주의의 가해자가 되어버린 비극의 땅, 팔레스타인. 오슬로 평화 협정의 이행과정을 서로 다른 기대치를 가지고 상이하게 바라보며, 서로 다른 전망을 가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평행과 역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그리고 모든 민족의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과 음악이라는 다른 영역에서 같은 지점을 바라보면서도(평행)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책과 오슬로협정에 관한 어긋난 견해(역설)를 통해, 독자들은 좁은 전문분야의 울타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두 거인과 함께하는 지적인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다문화주의라는 허울 아래 빚어지는 배제와 억압, 그리고 정체성이란 고정된 것이라는 생각이 빚는 폭력이 여전히 만연한 오늘, 유일한 정체성이란 신화를 넘어 더 큰 ‘전체’를 향해 내딛는 그들의 발걸음은 우리 안의 평행과 역설을 돌아보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이 책은 2003년 생각의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된 『평행과 역설』의 개정판입니다.

차례

서문 _ 아라 구젤리미안
들어가며 _ 에드워드 W. 사이드

 

1장
징소에 관한 질문 · 리허설 스타일 · 바이마르 워크숍 · 민족 정체성과 해석 · 세계화와 분리주의 · 푸르트벵글러와의 오디션

 

2장
연주의 특이성 · 소리의 사라짐 · 절대적인 것으로서의 악보와 문학 텍스트 · 조성의 심리학 · 작곡가, 작가 그리고 사회 · 예술과 검열 · 디테일이 전부다 · 시의성과 오슬로 협약

 

3장
예술, 정치 그리고 기관 · 멘토에 관하여 · 지휘 스타일 · 극단의 중요성 · 전환의 예술 · 공간과 음색

 

4장
템포의 유연성 · 소리의 색조와 무게 · 개방형 피트와 바이로이트 · 아도르노와 바그너 · 민족사회주의와 바그너 · 조작과 순응 · 독일 예술에 관한 물음

 

5장
지금 정격성이란 무엇인가 · 텍스트와 음악에서의 해석 · 과거와 현재의 거장 · 음악적으로 지적인 청취자 · 모더니즘과 접근불가능성

 

6장
유기적인 베토벤 · 교행곡과 협주곡 · 음악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 롱 크레센도 대 수비토 피아노 · 음악과 저항의 최전선

 

독일인, 유럽인 그리고 음악 _ 다니엘 바렌보임
바렌보임과 바그너 금기 _ 에드워드 W. 사이드
후기 _ 아라 구젤리미안
옮긴이 글 _ 노승림

지은이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

1935년 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함께 이집트 카이로로 이주했다. 1950년대 말에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 대학교 영문학, 비교문학 교수와 하버드 대학교 비교문학 객원교수로 지내며 이론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했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동양의 이미지가 서구의 편견과 왜곡에서 비롯된 허상임을 체계적으로 비판한 『오리엔탈리즘』을 1978년 출간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밖에 『문화와 제국주의』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문제』, 『지식인의 표상』, 『저항의 인문학』등 여러 저술을 남겼다. 1994년부터 백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던 중 2003년 9월 24일 뉴욕에서 생을 마감했다.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renboim)

1942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러시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데뷔 연주회를 가지며 신동 아티스트로 유명세를 떨쳤다. 1952년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마르케비치, 푸르트벵글러, 불랑제 등을 사사했다. 1965년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본격적인 지휘자로 데뷔했다. 1981년 이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파르지팔> 등을 지휘하며 대표적인 바그너 지휘자로 급부상했다.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도이치 슈타츠오퍼 베를린의 음악감독 겸 이 극장의 상주 악단인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이드와 함께 창단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UN 평화대사로 활동했다.

 

아라 구젤리미안(Ara Guzelimian)

카네기홀의 수석감독과 예술고문으로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아스펜 음악축제 및 학교의 예술 이사장을 역임했다. 비평가, 작가, 라디오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며, 위대한 음악가들과의 대담 시리즈로 유명한 ‘카네기홀 토크’의 운영자이다.

옮긴이

노승림

음악 칼럼리스트.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공연예술학 협동과정 석사(수료)를 거쳐 영국 위릭대에서 문화정책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연예술전문지 월간 『객석』에서 음악 담당 기자로 활동했으며,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을 지냈다. 저서로 『나와 당신의 베토벤』(공저), 『예술의 사생활: 비참과 우아』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페기 구겐하임』, 『음악과 권력』이 있다.